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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로 보는 우편 130년

일화로 보는 우편 130년 콘텐츠는 한국 우편에 대한 역사를 소소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일화로 보는 우편 130년
제목 필라코리아 84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이야기
등록일 2015. 9. 22.
첨부파일 첨부파일없음
수취인 명단을 광화문우체국 벽에 붙여놓고 찾아가게 하다

1982년 봄 체신부차관 오명이 한국우취단체총연합회 섭외위원장 강윤홍에게 전화를 걸었다. 외근 중이어서 통화를 할 수 없었던 강윤홍은 뒤늦게 그 사실을 전해 듣자 곧바로 체신부로 달려갔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수인사가 끝나자 오명이 본론을 끄집어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FIP, 즉, 국제우취연맹의 후원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한다면 우정 창시 100주년이 되는 해인 내후년 1984년에 개최해야 하는데, FIP 후원을 얻으려면 우표전시회를 개최하기 2년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금년도 FIP 총회가 다음 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데, 지금쯤이면 신청서가 FIP에 도착해 있어야 하는 거니까, 그렇게 본다면 이미 늦은 거죠. 그러니까 우정 100주년을 맞아 반드시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해야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합니다."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려면 반드시 FIP의 후원을 받아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FIP가 공인하는 세계우표전시회가 되어야만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우표수집가들이 출품을 합니다. 그러니까 반드시 필요한 절차죠. FIP의 후원에는 패트로니지(Patronage)와 오스피스(Auspice), 서포트(Support) 세 종류가 있는데, 우정 100주년을 맞아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한다면 그 중에서도 가장 격이 높은 패트로니지를 얻어야 하는데,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패트로니지를 얻게 되면 전시작품 틀수가 2000개 이상이어야 하기에 우리 실력으로는 벅차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정도는 되어야 세계우표전시회라 할 수 있죠. 패트로니지를 얻으려면 금년도 FIP 총회에 정식으로 신청해서 투표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그 대목에서 말을 멈춘 강윤홍이 슬며시 말머리를 돌렸다.

"그런데 차관님은 어떻게 해서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할 생각을 하셨죠?"

"체신부 간부회의에서 그 말이 나왔어요. 그래서 말인데, 아무래도 이 일은 강 선생님이 맡아 서둘러 주셔야 할 것 같네요. 강 선생님만큼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또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물론 서둘려야겠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한 것 같아 걱정입니다."

"세계우표전시회는 어떻게 해서든 개최해야 해요. 최광수 장관님도 이런 일에 적극적이셔서, 체신부가 이런 행사 아니면 뭘 해야 하느냐며 적극 추진하라고 하셨거든요. 아무래도 이 일을 성사시킬 분은 강 선생님밖에 없는 것 같으니 잘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내일 당장 일본에 다녀오겠습니다. 일본에 가서 FIP 부회장으로 있는 이치다 박사를 만나 담판을 짓겠습니다."

강윤홍은 세계우표전시회 개최만큼은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다짐하며 그렇게 약속했다. 이미 몇 년 전에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체신부에 건의한 바 있고, 그 일만큼은 자신이 앞장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스스로 총대를 메기로 했던 것이다.

 FIP 부회장 이치다를 설득해 신청서를 제출케 하다

한국우취단체총연합회 섭외위원장 강윤홍은 이튿날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날아갔다. 그가 서둘러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일본 우취계의 거목인 이치다 소이치(市田左右一)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세상에는 수많은 우취인이 있으나, 한국이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려 할 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이치다밖에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치다는 우표수집가이기 전에 이학박사(理學博士) 학위를 소지한 공학자였다. 제철소 고로(高爐) 분야의 전문가로 그 명성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게다가 1974년 아시아우취연맹(FIAP)을 창설하여 초대 회장으로 선출되었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FIP 부회장 자리를 그때까지 지키고 있었다. 그만큼 국제 우취계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었다.

일본으로 건너가기에 앞서 강윤홍은 몇 가지 준비 작업을 했다. 우선 한국우취단체총연합회의 이름으로 FIP에 제출할 세계우표전시회 후원 신청서를 작성했다. 1974년에 결성된 연합회는 그때까지 활동한 실적이 거의 없어 유명무실한 단체로 남아 있었다. 때문에 형식에 맞는 신청서 용지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나 나름대로 형식을 갖추어 작성했다. 그리고 끄트머리에 40개가 넘는 소속 단체의 이름을 나열함으로써 구색을 맞추었다.

전화로 미리 연락했기에 이치다는 그의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가서 점심이나 드시면서 이야기 나누시죠."

어려운 부탁을 해야 했기에 강윤홍은 점심부터 대접하고 싶었다.

"아니, 강 선생이 전화부터 하고 찾아오신 걸 보니 중요한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그 얘기부터 합시다."

이치다는 응접세트에 앉아 대화부터 나누자고 했다.

"대한민국 체신부가 우정 100주년을 맞아 1984년에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이 강윤홍을 통해 FIP가 주관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해 달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아시다시피, FIP 주관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려면 2년 전에 미리 신청해야 하기에 늦은 감은 있습니다만, 제가 신청서를 준비해 가지고 왔으니 박사님이 힘 좀 써 주시죠."

"한국이 1984년 우정 100주년을 맞아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한다는 데 대해 나로서는 적극 환영하는 바이지만, 과연 FIP의 패트로니지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 FIP가 공인하는 패트로니지는 1년에 2건밖에 없는데, 벌써 호주에서 신청이 들어왔다는 소식도 있고…."

이치다는 신청서를 들여다보며 느릿느릿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박사님이 직접 FIP 이사회가 열리는 파리로 가서 설명해 주시면 안 될까요? 신청서를 달랑 우편으로 발송하고 나서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 어느 누가 한국을 지지하겠습니까? 박사님이 직접 가서 박사님 손으로 신청서를 제출하시면서 비록 한국이 우취 분야의 후진국이지만, 국가에서 범정부적으로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려고 하니 반드시 FIP가 주관하는 우표전시회를 개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면 어느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그

단단히 각오하고 찾아갔던지라 강윤홍은 그렇게 강변했다.

"알았어요. 1984년도에 FIP 주관으로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겠다는 나라가 몇 개국이나 되는지 알 수 없으나, 강 선생이 이처럼 열성적으로 말씀하시니 일단 신청은 해봅시다."

"아시다시피, 한국에도 양은 많지 않지만 클래식 우표가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만일 FIP 이사회에서 한국의 신청이 늦어 패트로니지를 허용할 수 없다고 한다면, 박사님이 쇼를 한 번 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박사님이 한국에서 보낸 신청서를 미리 받았는데 깜빡 잊고 있다 보내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받아달라고 말씀하시면 다른 이사들도 반대하진 않을 것 아닙니까?"

"허허, 강 선생이 지금 나한테 부탁을 하는 거요 지시를 하는 거요. 암튼 좋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하든 FIP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기만 하면 될 것 아닙니까. 그건 내가 책임지고 하리다."

이치다는 하하 웃으며 그렇게 약속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치다가 결심한 이상 어떤 형식이든 FIP가 주관하는 국제우표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강윤홍은 이치다를 향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북한의 끈질긴 방해공작을 물리치고 FIP 후원권을 따내다

한 달 뒤인 1982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PHILEXFRANCE 82'라는 이름의 세계우표전시회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대회가 끝나는 날 한국이 개최하기로 한 세계우표전시회에 대하여 FIP가 공인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FIP 이사회가 열리게 되었다.

한국을 대표해 한국우취단체총연합회 섭외위원장 강윤홍이 FIP 이사회에 참석했다. 체신부에서는 우취보급계장 이교용을 파견했으나, 그는 FIP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북한 대표단이 5명이나 참석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들은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우취연맹(FIAP) 집행이사회에서 1984년 한국이 개최할 세계우표전시회에 대해 패트로니지 방식의 후원을 하기로 결정하자, 이번 FIP 이사회에서는 그와 같은 불상사(?)가 재연되지 않도록 방해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때문에 강윤홍은 혼자서 외로운 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체신부는 FIP가 주관하는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음에도 출장비도 지원하지 않았다. 한국우취단체총연합회는 이름만 내걸고 있을 뿐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따라서 여비 한 푼 지원받을 수도 없었다. 7년 전 FIP에 가입할 때 그러했듯, 강윤홍은 이번에도 파리까지의 긴 여행을 자비로 해결해야만 했다. 그는 오로지 한국 우취계의 발전에 한 몫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외로운 활동을 하고 있었다.

당시 FIP 파리총회 의장은 체코인 드보라체크였고, 부의장은 인도인 자티아였다. 덩치가 유난히도 큰 드보라체크는 체코 외무부차관을 지낸 데다 13개국어를 구사하는 외교관 출신이었다. 강윤홍과는 1975년 한국이 FIP에 가입한 날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눈 사이였다. 그 뒤 FIP 총회에 참석할 때마다 많은 대화를 나누었기에 비록 공산권 출신이라 해도 친근하게 지내고 있었다. 부의장 자티아는 FIAP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어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다.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방해공작을 펼칠지 알 수 없으나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다.

체신부장관 김성진(왼쪽에서 세 번째)이 FIP 회장 드보라체크(왼쪽에서 네 번째)와 필라코리아 84 세계우표전시회의 개막 테이프를 끊고 있다.

마침내 FIP 이사회가 열렸다. 1984년 한국이 개최하게 된 세계우표전시회에 대한 FIP의 지원 문제가 안건으로 상정되자 북한 대표가 반대 발언에 나섰다. 장관급이라는 북한 대표는 줄곧 독일어로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으나 북한 대표의 발언은 끝없이 이어졌다. 아무래도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발언을 계속하는 것 같았다.

참다못한 의장 드보라체크가 발언중지 명령을 내렸다. 세 번이나 발언중지 명령을 내렸음에도 북한 대표의 발언이 계속되자, 화가 난 드보라체크는 북한 대표의 발언권을 박탈하고 부의장 자티아를 불러 물었다.

"한국우취단체총연합회가 제출한 신청서에 규정에 어긋나거나 잘못된 점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렇다면 1984년도 한국 우정 100주년 기념 세계우표전시회에 FIP가 공식 지원하는 문제를 투표에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투표용지를 준비해 주세요."

FIP 의장 드보라체크는 투표로 결정한다고 선언했다.

53개국 대표가 참석한 투표에서 찬성이 44개국, 반대가 1개국, 기권이 6개국, 무효가 2개국으로 한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공산권 국가도 다수 참석했음에도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북한 1개국에 불과했다. 다만 FIP 주관(Patronage)이 아닌 후원(Auspice)으로 낙착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으나, 이듬해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FIP 총회에서 후원을 주관으로 격상시키기로 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한국이 신청한, FIP 주관의 세계우표전시회 개최는 그렇게 결정되었다. 덕분에 한국은 우정 100년의 해인 1984년 10월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필라코리아(PHILAKOREA) 84'라는 이름의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우취 후진국인 한국의 우취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한 우취인의 열정과 집념이 우표의 올림픽 경기인 세계우표전시회를 그렇게 잉태시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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